
서울남부지법은 2026년 10월 2일 한국거래소의 시총 미달 상장폐지 규정을 ‘위법·무효’로 보고, 두 상장사에 내려진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을 멈춰 세웠습니다.
이 결정은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만 유지되는 임시 처분이며, 효력정지를 받은 곳은 케이엠제약과 주연테크 두 회사입니다.
결정의 무게를 제대로 가늠하려면 재판부가 든 근거, 거래소의 후속 조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쟁점을 나눠서 살펴봐야 합니다.
혹시 ‘시총 상폐 규정 무효’라는 헤드라인만 보고, 시가총액 기준 자체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실제 결정문 요지와 공시를 맞춰 보면 그림은 훨씬 좁고 구체적입니다.
이 글은 결정의 범위를 먼저 짚은 뒤, 2026년 2월 개혁 방안에서 시작된 기준 강화 흐름, 재판부가 지적한 다섯 가지 문제, 두 사건 비교, 상폐 가처분 통계와의 대조, 남은 쟁점 순으로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1. 결정의 범위: 정지된 것과 정지되지 않은 것
이번 결정으로 정지된 것은 케이엠제약·주연테크에 대한 상장폐지결정의 효력과 정리매매이고, 정지되지 않은 것은 시총 기준을 담은 제도 자체입니다.
결정 주문과 효력 기간
케이엠제약이 공시한 결정 주문은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가 2026. 9. 14. 채권자 발행 주권에 대하여 한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을 정지한다”입니다. 주문은 정리매매절차 진행 금지와 함께 소송비용을 피신청인인 한국거래소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주연테크 사건에서도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와 정리매매 금지가 함께 결정됐다고 한국경제·파이낸셜뉴스가 보도했습니다. 결정을 내린 곳은 두 사건 모두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입니다.
가처분과 본안 판결의 차이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이란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기 전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막기 위해 결정의 효력을 임시로 멈추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본안에서 다른 결론이 나오거나 상급심 판단이 달라지면 효력정지도 바뀔 수 있습니다.
케이엠제약 역시 공시에서 결과가 “한국거래소의 불복절차 결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정지된 것: 케이엠제약·주연테크 상장폐지결정의 효력, 두 회사의 정리매매 절차
– 정지되지 않은 것: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담은 제도 자체, 두 회사 외 종목에 대한 거래소 결정
– 결정되지 않은 것: 본안 판결, 거래소의 불복 여부, 다른 종목에 대한 조항 적용 여부
2.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어떻게 강화됐나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금융위원회가 2026년 2월 12일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라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구조이며, 2026년 7월 1일부터 강화된 기준이 시행됐습니다.
| 시장 | 기존 | 2026년 1월 | 2026년 7월 | 2027년 7월 |
|---|---|---|---|---|
| 코스닥 | 40억 원 | 150억 원 | 200억 원 | 300억 원(당초 2027년 1월에서 연기) |
| 코스피 | 200억 원 | – | 300억 원 | 500억 원(연기) |
※ 출처: 금융위원회(2026년 2월 12일 개혁 방안, 2026년 9월 4일 점검 자료). 금융위원회는 2026년 5월 13일 거래소의 상장규정 개정을 승인했습니다.
시총 기준을 30거래일 연속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넘지 못하면 상장폐지됩니다. 개정 전에는 같은 90거래일 안에 연속 10거래일과 누적 30거래일 기준을 넘기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기준 강화에 대한 반발은 결정 전부터 있었습니다. 헤럴드경제는 8월 상장사 3곳(코스피 2곳·코스닥 1곳)이 거래소를 상대로 가처분을 냈다고 전하며, 상장사 측의 “시총이 499억원인 기업과 500억원인 기업 사이에 어떤 실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거래소는 코스피 평균 시총이 7.8배 늘었다는 점과 해외 거래소 기준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3곳이 이번 두 회사와 같은 사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단계별 기준과 관리종목 절차는 코스닥 시총미달 상폐 요건, 옛 기준과 비교한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3. 재판부가 지적한 다섯 가지 문제
재판부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4조 제1항 제12호(시총 미달 상폐 조항)와 부칙 제2조 제1항(적용 시기 앞당김)이 비례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 위법·무효라고 판단했으며, 그 근거는 다섯 갈래로 나뉩니다.
※ 위 조항 번호는 법률신문이 전한 케이엠제약(코스닥) 사건 기준입니다. 주연테크(유가증권시장) 사건에 적용된 조항 번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① 이의신청 없는 형식적 사유와 절차참여권
시총 미달은 이의신청이 불가능한 ‘형식적 상폐 사유’입니다. 재판부는 거래소가 기준을 대폭 올리면서도 의견진술이나 이의신청 기회를 주지 않아 상장사의 절차참여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고 봤습니다.
② 상장적격성을 따질 기회의 부재
법률신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시총이 기준에 못 미쳐도 상장적격성을 갖춘 기업이 있을 수 있는데” 절차 참여 기회가 없으면 그런 법인이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③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시가총액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시가총액이 기업이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 이의신청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④ 연속 45거래일 회복요건의 실증 근거
회복 요건이 ‘연속 10거래일·누적 30거래일’에서 ‘연속 45거래일’로 바뀌었는데, 재판부는 거래소가 “회복기간의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검토한 자료를 내지 못했다”고 봤습니다.
⑤ 6개월 앞당긴 시행 시기
재판부는 2027년 1월 적용 예정이던 기준(코스닥 200억 원·코스피 300억 원)을 2026년 7월로 앞당긴 데 대해 “‘부실기업 적시 퇴출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는 추상적 설명 외에 구체적 필요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업이 자본을 확충하거나 실적을 개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입니다.

가처분이 필요한 이유(보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폐가 확정되면 회사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정이 두 회사를 넘어 시장 전체로 번진 이유는 재판부가 개별 기업의 사정이 아니라 규정 조항과 부칙 자체의 효력을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항으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던 종목이라면 근거 규정의 정당성이 흔들린 셈이고, 거래소가 같은 날 다른 종목의 정리매매를 멈춘 것도 이 연결고리에서 나온 조치입니다.
인사이트
재판부의 다섯 가지 근거 중 어느 것도 ‘200억 원이나 300억 원이라는 금액이 과도하다’고 직접 말하지는 않습니다. 문제의 중심은 이의신청 통로가 막힌 채 기준을 높였고, 회복 요건의 근거를 증명하지 못했으며, 시행을 서둘렀다는 ‘절차와 시간표’에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결정은 시총 기준의 존폐를 가른 판단이라기보다, 퇴출 제도를 설계할 때 기업에 소명 기회와 준비 시간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를 묻는 판단에 가깝습니다. 본안 판결과 거래소의 대응이 남아 있어, 이 해석이 최종 결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위 인사이트는 언론 보도에 근거한 해석일 뿐이며, 법률 자문이나 개별 종목 투자 권유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4. 케이엠제약 사건과 주연테크 사건 비교
두 사건은 코스닥과 코스피라는 서로 다른 시장, 200억 원과 300억 원이라는 서로 다른 기준에서 출발했지만 결론은 같았습니다.
| 항목 | 케이엠제약 | 주연테크 |
|---|---|---|
| 회사 개요 | 2015년 10월 코스닥 상장 | 1988년 설립 PC 제조사, 200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
| 시장·시총 기준 | 코스닥 · 200억 원 | 코스피 · 300억 원 |
|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 | 2026년 9월 14일 | 2026년 9월 28일 |
| 가처분 경과 | 9월 1일 최초 신청, 9월 15일 신청취지 변경 | 9월 29일 신청취지 변경 |
| 사건번호 | 2026카합1532 | 2026카합1541 |
| 결정(10월 2일) | 효력정지 + 정리매매 금지 | 효력정지 + 정리매매 금지 |
| 대리인 | – | 법무법인 린 |
※ 출처: 케이엠제약 공시(스페셜타임스·디지털투데이 전재), 한국경제, 뉴스핌, 파이낸셜뉴스, 아시아경제. 두 회사의 상장폐지 결정 당시 시가총액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케이엠제약의 재무 상황도 공시로 확인됩니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자산 464억 원, 부채 181억 원, 자본 283억 원이었고, 영업손실 29억 원과 순손실 40억 원을 냈습니다.
케이엠제약 주식은 2026년 9월 15일부터 ‘법원의 결정 확인 시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돼 있었습니다. 결정 이후 거래가 언제 재개되는지는 10월 2일 기준 공시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5. 상폐 가처분 97.7% 기각 통계와 비교한 이례성
상장폐지 가처분은 원래 법원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절차였기 때문에, 이번 인용은 통계상 드문 결과입니다.
한국일보가 2026년 9월 30일 보도한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폐지 가처분은 115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판단이 나온 86건 중 인용은 비덴트·버킷스튜디오 2건이고, 나머지 84건(97.7%)은 기각됐습니다.

| 지표 | 한국일보 집계(2022~2026년 9월) | 이번 사건 |
|---|---|---|
| 신청 건수 추이 | 2022년 14건 → 2025년 47건 | 2건(케이엠제약·주연테크) |
| 결과 | 86건 중 인용 2건 | 2건 모두 인용 |
| 소요 기간 | 코스닥 평균 2022년 103일 → 2025년 263일 | 케이엠제약 약 1개월, 주연테크 상폐 결정 후 4일 |
※ 이번 사건 소요 기간은 신청일·결정일로 계산한 값입니다. 한국일보 집계는 10월 2일 결정 이전 기준입니다.
긴 소송이 주주에게 주는 부담도 통계에 드러납니다. 한국일보는 KH건설 사례에서 주주 26,900명이 약 470일 동안 주식을 처분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결정이 예외가 된 배경은 다툼의 대상이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아니라 규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었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유의 상장폐지 가처분에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6. 거래소 후속 조치와 시장 파급
한국거래소는 결정 당일 시총 미달 조항으로 정리매매를 진행하던 다른 종목의 매매를 멈췄고, 언론은 불복 소송 확산과 코스닥 개혁 지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정리매매 정지
거래소는 2026년 10월 2일 14시 6분 세진티에스(067770)와 에이에프더블류(312610)의 정리매매를 정지했습니다. 공시된 사유는 “시가총액 미달 상장폐지 사유 효력과 관련한 재판 진행(가처분 인용)에 따라, 해당 조항 적용 여부의 검토를 위하여 정리매매를 정지”입니다.
정지 근거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18조제1항제3호, 정지 만료일은 ‘미정’입니다.

불복 소송 확산과 당국 반응
서울파이낸스에 따르면 시총 미달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는 이미 폐지된 3곳을 제외하고 9곳입니다. 서울경제는 7월 이후 법원에 불복을 신청한 기업을 최소 9곳(유틸렉스·대진첨단소재·케이엠제약·골드앤에스·제일엠앤에스·삼영이엔씨·주연테크·메디콕스·핀텔)으로 집계했습니다.
※ 서울경제 집계의 각 사 신청 대상과 사유가 모두 시총 미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경제는 퇴출 위기에 처한 코스닥 기업 30여 곳의 연쇄 소송이 예상된다는 전망과 함께, 코스닥 체질개혁·세그먼트 개편 지연과 동전주(1,000원 미만) 퇴출에 대한 영향 우려도 전했습니다. 금융당국이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도 있으나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7. 아직 확인되지 않은 쟁점 체크리스트
2026년 10월 2일 기준으로 아래 쟁점은 공식 발표나 공시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각 쟁점의 결과에 따라 이번 결정의 파급 범위가 달라집니다.
| 쟁점 | 10월 2일 기준 상태 | 확인할 곳 |
|---|---|---|
| 거래소 항고 등 불복 여부 | 공식 입장 미확인 | 한국거래소 발표, 각 사 공시 |
| 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정리매매 | 정지, 만료일 미정 | 거래소 시장조치 공시 |
| 200억 기준 첫 판정(10월 중순 예정) | 예정대로 진행 여부 미확인 | 거래소 발표 |
| 케이엠제약·주연테크 거래 재개 | 일정 미확인 | 각 사 공시 |
| 본안 소송 결과 | 진행 전 | 법원 판결 |
| 골드앤에스 등 다른 가처분 결과 | 미확인 | 각 사 공시 |

이 글을 정리하며 법률신문·서울경제·한국경제 등 10월 2일 보도와 공시 전재 기사를 대조해 확인한 결과, 거래소가 항고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상장폐지 요건이 상품마다 어떻게 다른지는 ETN 상장폐지 조건, 괴리율과 지표가치 차이를 다룬 글에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 본문은 공시와 보도 내용을 정리한 자료로, 어떤 종목의 매수·매도 판단이나 법률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법원이 위법·무효로 본 조항은 무엇인가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4조 제1항 제12호와 부칙 제2조 제1항입니다. 케이엠제약 사건 기준이며, 주연테크에 적용된 조항 번호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Q. 연속 45거래일 회복요건이란 무엇인가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을 넘어야 상폐를 피하는 요건입니다.
Q. 두 회사 외 다른 종목의 상장폐지도 멈췄나요?
거래소가 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정리매매를 정지했지만, 조항 적용 여부는 검토 단계입니다.
Q. 한국거래소는 이번 결정에 항고했나요?
2026년 10월 2일 기준 거래소의 항고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Q. 상폐 가처분 인용은 얼마나 드문 일인가요?
2022년~2026년 9월 판단 86건 중 인용 2건으로, 97.7%가 기각됐습니다(한국일보).
마치며
‘제동’은 멈춤이지 후진이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시총 미달 상장폐지 규정을 겨냥한 첫 법원 판단으로 보도됐지만, 법적 성격은 어디까지나 본안 전 가처분입니다.
재판부는 이의신청 기회 없는 형식적 퇴출, 근거가 증명되지 않은 연속 45거래일 요건, 6개월 앞당긴 시행 시기를 문제 삼았고, 그 판단은 같은 날 다른 종목의 정리매매 정지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앞으로는 거래소의 불복 여부, 10월 중순 200억 기준 판정의 진행 여부, 본안 판결이 이 쟁점의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거래소의 공식 대응이나 후속 판정 소식이 확인되는 대로, 이어지는 흐름을 빠르게 업데이트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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